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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A 관제탑, 여기는
트랜스 월드 22기

추락한다

반복한다
2번 엔진과...

LA 관제탑, 여기는...

메이데이! 메이데이!

기수를 올려라!

앤드류, 애비다

여보세요?

네가 전화를 안 하니
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

네가 전화를 안 하는데
어떻게 대화가 되겠니

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다만
당장 집으로 와줘야겠다

어젯밤...

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

익사하셨다

목욕 도중에 말이다

가든 스테이트

오늘 들어온 이력서만
열장이야

미국 전역에서
날아온다니까

그 친구들이 배우가 되려고
하는 줄 아나?

다 자네 자릴 탐내
앞으론 절대 늦지마

두 테이블이 대기 중인데
30분 지각이야

한번만 더 이러면
당장 해고야

- 탄산수로 드릴까요?
- 글쎄요

10번 웨이터
이어폰은 꽂았나?

101번 테이블의
41번 주문을 까먹었잖아

도대체 뭐야?
왜 이리 오래 걸려?

농담이야

케틀 레드 불, 넷하고

난 케텔 코스모,
레드 불과 빵으로 줘요

빵은 없는데요

무슨 소리예요?
어떻게 빵이 없어요?

여긴 베트남 식당이라
빵을 안 팔아요

형씨는 베트남 사람
아니잖아

아니죠

씹을만한 거 아무 거나요
대나무라도

제가 찾아보죠

12번 웨이터

뉴왁 국제공항으로 가는
논스톱 121 항공편이

32번 게이트에서
출발합니다

♪ 내게 주신 시간
♪ 감사합니다

♪ 기억은 내 맘속에 있어요

♪ 이제 무지개의
♪ 끝으로 왔는데

♪ 꼭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

♪ 당신은 정말로

♪ 대단한 여자예요

♪ 당신을 사랑해요

♪ 네, 당신은 정말

♪ 대단한 여자죠

♪ 당신을 사랑해요

맞아

- 이런!
- 잘 있었어?

네가 여긴 웬일이냐?

우리 엄마셔

- 저런
- 맙소사

- 안됐다
- 그래

고향에 잘 돌아왔다

고맙다

그래 어떻게 지냈어?
아직도 배우짓 하고?

그래

- LA에 있댔지?
- 맞아

잘 됐네
거긴 엄청 복잡하다던데

내 사촌이 작간데
거기서 살고 있거든

요즘은 스노보드에 대한
영화를 쓴다고 하던데

두 사람 만나면
좋을 것 같은데

- 같이 작업하면 좋잖아
- 그럼 좋지

오늘밤에 뭐할 거야?

별로, 아무 계획 없어
며칠 있다 갈 거야

그럼 우리와 만나자

글리슨네 집에 갈 거야

거기서 기똥찬 파티를
연다고 했거든

- 말은 그래
- 맞아, 말은 그래

- 그래?
- 언덕에 살거든

네 어머니 묻고
바로 갈 거야

- 샤워도 해야 되고
- 나도

네 엄마가 화장실을
새로 단장한 거 알고 있었니?

뭐라고 하셨어요?

네 어머닌 아무 것에도
관심이 없으셨는데

갑자기 한달 전엔가
욕실을 단장하고 싶다셔서

내가 도와드렸어

- 재미있었겠네요
- 내가 바느질을 하거든

너 주려고 뭘 만들었다

셔츠야

잘 됐네요, 고마워요

지금 입어볼래?

지금요?

혹시 안 맞으면
가기 전에 고쳐야지

또 9년 후에나
집에 오면 어쩌니

몸에 맞아야지

그래요

옷감이 아주 좋아

네 어머니가 디자인하고
남은 걸로 했는데, 멋져

안녕하세요

왔구나

잘 지내셨어요?

링컨 부인 말고
다른 건 어땠니?

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
아버지, 죄송해요

넌 어떠니?

전 괜찮아요

그런데 가끔
심한 두통이 오네요

머리에 폭풍이 일듯이
갑자기 생겼다가

금방 없어지거든요

집에 온 김에
진찰 받고 싶어서요

신경과 전문의
코헨 박사를 찾아가 봐라

전화해서 예약해주마
걱정할 일은 아닐 거다

여기 좋은데요

그렇지

여기저기 손을
많이 봤거든

그래요?

아니다, 내가 왜 그런
말을 했는지 모르겠다

누가 화장실을
새로 단장했던데요

그래, 새로 했지

네가 와서 좋구나

작별은 중요하지

없는 시간 내줘서 고맙다

- 손을 머리 위로 올리시오
- 네?

두 손을 머리 위로
올리라고 했소

속도위반입니다

뭐 그리 급한 용무가 있소?

- 난 그냥...
- 주둥이 닥쳐

- 앤드류?
- 케니?

제기랄!

- 이런, 어떻게 지냈냐?
- 잘 지냈지

- 네 어머니 돌아가셨잖아
- 그래

- 그래서 집에 왔구나
- 그렇지

- 네가 경찰이라고?
- 그래, 안다

왜?

그냥, 달리 할 일도
없어서 말야

그렇지만 진짜 신나
내 말을 잘 듣거든

안 들으면 안되니까

이 총 한번 봐

- 이게 안전장치야
- 죽인다

게다가 난 총에 맞으면
포상금 두둑이 받잖아

너 예전에 마약에
쩔어 살지 않았냐?

이제 철이 들었지
철 들 때도 됐잖아

생선 가게에선
돈도 얼마 못 벌고

알아주는 사람도 없고
여자 구경도 못 했지

지금이 훨씬 나아

그나저나

나 어땠어?

- 무슨 소리야?
- 있잖아, 좀 전에...

경찰 노릇 말야?

그래, "주둥이 닥쳐"
한 거 말야

재수 없다고 생각했으니
성공한 거네

좋았어

어떻게 된 거야?
이제 유명한 배우라며?

내가 듣기론
풋볼 선수 역도 했다며?

- 난 못 봤어
- 그래, 그냥...

로버트 드니로 죽이지

- 뭐?
- 짱이잖아

- 그래
- 디어 헌터 봤어?

우리 언제 만나서
얘기 좀 하자

나한테 기발한
영화 소재가 많거든

니가 내 역을 하는 거야

경찰 특공대 스토리!

그래, 괜찮겠네

- 이런, 이게 누구야?
- 그래, 잘 있었지?

- 잘 지냈냐?
- 정말 반갑다

이 친구 맥주 갖다줘

영화배우 양반을
기다리게 하면 안되지

뉴저지의
로버트 드니로잖아

앤드류, 집엔 어쩐 일이야?

- 난...
- 영화 홍보차 왔겠지

그거 짱이다

형사 써피코, 아티카!

주둥이 닥쳐!

그거 어땠어?

영화 홍보차 왔다고 한 거?

애드립였는데
쓰고 싶으면 써도 돼

이리와, 보여줄 게 있어

앤드류, 오랜만이다

어떻게 지냈어?

제스, 정말 오랜만이지

- 반갑다
- 그러게, 반갑다

한참 못 봤지
잘 산단 얘긴 들었다

소리 안 나는 찍찍이
특허권을 팔았거든

- 뭐?
- 내가 발명한 건데

찍찍인데 찍찍 소리가
안 나게 만들었지

- 그래, 얼마나 받았어?
- 꽤 받았지

그래, 요즘은
뭐 하고 지내나?

빈둥거리지 뭐
따분해 죽을 지경이야

첫달은 닥치는 대로
이것저것 사들였고

지금은 그냥 놀아

대마초 있어?

자, 여기

'익스트림 골프'

난 됐어

그래? 잘 나가는
영화배우라며

아냐

그럼, 이거나 먹어

잘 돌아왔다

잠시 후에 보자

게임이나 할까?

병돌리기 게임 하자

병돌리기 게임이라니
우리 나이가 몇인데?

그나저나
쟤들은 몇 살이야?

다 성년일걸?

약도 다 먹었는데
그럼 뭐하잔 거야?

- 맞는 말이네
- 맞다마다

나도 할래

앤드류

앤드류!

- 앤드류, 데이나야
- 안녕

안녕

누구 차례야?

아주 재미있겠는 걸

'변강쇠'

먹을만 하지?

마쉬멜로우 몇 개는
마지막까지 남겨두려고 해도

끝내는 못 해

콘후레이크와
분홍색 우유밖에 안 남지

딴 생각하느라 그래

그나저나, 팀

'중세 시대'에서 일한 지는
얼마나 됐어?

3년, 기사된 지는
2년밖에 안됐고

밑바닥부터
올라가야 하거든

마구간과 주방에서
일을 도왔지

내가 시작했을 때는
콜슬로 만들고 있었어

네가 기사가 된 후로
모든 게 달라졌어

이제 시작인 걸요

겸손해할 것 없어

어제 마창시합에서
이겼잖아

- 축하해
- 별 거 아냐, 다 짜고 해

너 고등학교 때
무슨 일이 있었더라?

무슨 일 있었는데
잘 기억이 안 난다

- 된통 당했잖아
- 그런 적 없어

엄마가 뭘 알아요?
타이렐한테 된통 깨졌잖아

- 그놈도 무사하진 못했어
- 너 이빨이 왕창 나갔었지

딱 하나 깨진 것뿐이야

그러는 넌 요즘 뭐 한다고?
무덤 파는 일?

부동산쪽 일하잖아

- 팀은 클링온 할 줄 안대
- 네?

- 못해요
- 하잖아

- 클링온이 뭐야?
- 스타트렉에서 하는 말요?

- 그래, 그 말을 할 수 있어
- 농담하시는 거야

- 왜 그래? 부끄러워할 것 없어
- 그래, 부끄러워 하지마

직장 동료 중에 트레키가 있는데
그 친구가...

수줍어 말고
어젯밤에 한 얘기 해봐

- 안돼요
- 어젯밤에 한 말 해봐

농담이겠지

"전투 후에 여자와 자고 싶어"
라는 뜻이야

- 그런 뜻 아니에요
- 맞잖아

아냐, 그게 아니라니까요

이건 문맥에 따라

"커크를 죽여"나
"할렐루야"란 뜻이죠

이거랑 혼동했나 보군

- 잘한다!
-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?

난 알아

"머리통 박살내기 전에
내 집에서 나가"란 뜻이야

마크, 얜 기사야

기사는 무슨 얼어죽을

가봐야겠어요

시리얼 잘 먹었어요

어제 즐거웠구요

그나저나 네 얼굴에
"변강쇠"라고 써있다

- 나쁜 놈
- 엄마가 쓰셨어

봄이 되면 배고픈 악어는
머리를 써서 먹이를 구하죠

앤드류한테
테이프 얘기 해봤어?

아뇨, 그놈의 테이프
안 한다니까요

- 무슨 테이프?
- 부동산 테이프야

첫 해에만
십만달러를 벌 수 있대

이 동양 친구가 가진
보트를 봐야 되는데

중국에서 게임쇼도 한대
돈이 넘쳐나서

마크한테 딱인데

그놈의 테이프 얘긴
그만 둬요, 다 사기예요

난 할 거야
지금 돈 모으는 중이야

너도 조금만 노력하면
성공할 수 있는데

나도 매일 노력하고
있다구요, 엄마

죽어라고
시체 묻는 일 하잖아요

겨우 26살이고, 바쁠 거 없어요
엄만 뭐가 그리 급해요?

날 내버려둬요
나도 엄마 일 상관 안 해요

그럼 나 혼자 하지, 뭐

그래요, 하세요

넌 내 요트에 안 태워준다

앤드류, 넌 아무 때고
오고 싶으면 와

그 대신 얘는 데려오지마

이런, 미팅에 늦겠네

그래

사랑한다

- 나도요
- 사랑한다

앤드류, 반가웠다

저도요

얘들아, 여기서
하루종일 죽치지마

일산화탄소 감지기
배터리를 뺐거든

밤새 삐삐 거려서 말야

엄마 때문에 미치겠어

내가 뭔가 큰일 해주길
바라시는 눈친데

난 그런 거 취미없어
지금이 속편하고 좋아

- 지금 몇 시야?
- 몰라

가야겠다

안녕하세요, 앤드류 라지맨인데
진료 시간에 늦었네요

앤드류라...

이것부터 작성해 주세요

- 그러죠
- 준비되면 부를게요

- 고마워요, 죄송해요
- 괜찮으니까 앉아요

- 안녕하세요, 루빈 부인
- 안녕하세요

- 앉으세요, 곧 부를게요
- 고마워요

별 말씀을요

안녕?

내려가, 내려가

앉아

앉아!

좋은 생각 있어?

뭐?

좋은 생각 있냐고?

거시기를 차버려

거시기를 차

이렇게 멋진 개의 후세를
망칠 수는 없잖아

나도 도베르만만
세마리 있는데

거시기를 안 차면
떨어질 줄 모른다니까

곧 끝날 때 됐겠지

아직, 이제 시작인걸

- 루빈 부인?
- 네?

- 이제 들어오세요
- 네, 아써, 이리 오렴

이용당한 기분이야

도와줘서 고마워
마음은 써줬잖아

낯이 익은데

콜롬비아 고등학교 다녔니?

아니, 고등학교 말고
TV에서 봤어

- 정신지체 쿼터백 역할 했지?
- 맞아

정말 정신지체야?

아냐

멋지네

연기 좋았어, 정말로
정신지체인 줄 알았어

코키라고 진짜 정신지체아가
있는데, 너도 만만치 않아

정신지체 역 전문
오스카상이 있다면

따논 당상인데

고맙다, 정말 고마워

이걸 써야 되거든

- 그래
- 고맙다

우리 사촌도 배우야
제이크 윈터스라고

한번도 못 들어봤지?

지나에서 도깨비로
한번 나왔는데

그래도 멋지잖아

고맙다

이런

네가 스타디움에서 연설하는
마지막 장면

너희 아버지가
엄지를 치켜들고

그거 정말

감동적이었어

곧 개봉되는 거 있어?

- 아니, 아직 오디션 중이라...
- 정신지체가 아니라니

제이크는 연기를
별로 못 하거든

지나에서 털북숭이 옷을 입어서
못 알아보지만

우리 어렸을 때
다락방에서 가끔

뮤지컬을 보여주곤 했는데
정말 형편없었지

정말 못 했어

애들이 할 일은
많지 않다는 게 슬프지

그나저나, 말이 많았네
그거 쓴다고 했는데

뭐 듣고 있어?

- "더 신즈", 알아?
- 아니

이 노래 들어봐
인생을 바꿔줄 거야

미안해, 그거
써야 한다고 했는데

어쩌지

- 쓰면서 들을 수 있어?
- 그건 될 것 같다

그래?

좋은데?

여긴 웬일이야?

- 넌 웬일이냐?
- 친구 기다려, 넌?

난...

이런, 별 참견 다 하네
정말 미안해

그럴 뜻은 아닌데

아냐, 두통이 심해서
진찰 받으러 왔어

그렇구나

- 앤드류 라지맨
- 네

- 이제 들어가요
- 네

고마워, 반가웠다

- 난 샘이야
- 앤드류야

반가워

- 두통 낫길 빈다
- 고마워

걱정마, 샘
네가 다음이야

- 앤드류 라지맨 씨?
- 네, 안녕하세요

- 자넨 아무 이상 없네
- 네?

농담일세
내가 어찌 알겠나?

난 코헨 박사일세

뭘 도와줄까요, 앤드류?

심한 두통에
시달려 왔거든요

눈 깜짝할 사이에
지나가죠

번개같기도 하고
감전된 듯이 왔다

사라져요

리튬을 먹나?

리튬은 얼마 동안이나
복용했나?

10살 이후로는
계속 복용했어요

팩실, 졸로프트,
셀렉사, 데파코트 같은 건

전혀 안 듣던가?

네

잘 모르겠어요

요즘 생각 같아선
별 문제 아닌 것 같기도 하고

알 수가 없는 것이

항상 약을 먹고
있었거든요

약은 LA에 두고 왔어요

약 안 먹고 이렇게
오래 지내긴 처음이네요

약 기운은 금방 떨어져
내가 조제해줄까?

실은 약을 좀
끊었으면 해서요

자네 정신과 의사와
상의해봤나?

아버지가
제 정신과 의사세요

그러니 아무래도
약을 먹으라고 하겠죠

나한테 도움이 된다고
생각하시죠

스트레스와 불안이
우리 몸에 엄청난

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네

내 친구의 넥타이핀이
내 집사람 핸드백에 있더군

그후로 일년 동안 발기가
안되더군, 예를 들자면

전 그건 아닌 것 같아요

스트레스나 불안 같은 건
전혀 없거든요

리튬을 너무 많이
복용했어

내 말 소리가
들리는 게 신기하네

이보게, 앤드류

우선, 자넨 아버지 말고
다른 정신과 의사를 찾아

그랬으면 진작에
나았을 걸세

아버지도 아실 텐데

둘째, 자네 상황을
잘 모르니

내가 약을 먹어라 말아라
할 처지는 못 되지만

내 의견으로는
자네가 돈을 내고

약을 먹는 것이고
일시적 도움은 되겠지만

적절한 치료를
받지 못 한다면

자네 마음속의 갈등이
언젠간 폭발할 걸세

- 괜찮은가?
- 네

살아있으니 괜찮겠지

이리 오게
진찰 좀 해보세

신발을 벗게
발 좀 긁어줄 테니

'배짱 없는
할리우드 졸장부'

'비열한 놈
보잘 것 없는 놈'

'거시기 작음'

넌 여기 왜 왔니?

난 로보트라
에너지 충전하러

- 너 거짓말 많이 해?
- 많이라는 건 어느 정도?

거짓말쟁이라고 불릴 정도

난 별명이 많아

거짓말쟁이도
그 중 하나야?

아니라고 해도
그게 또 거짓말일 수 있지?

그럼 믿어주기로 하지

- 그럴 거야?
- 노력해볼게

누구 오토바이야?

할아버지 거였는데

돌아가실 때, 유일하게
나에게만 이걸 남기셨지

마음에 들어

이쯤에서 태워다줘도 되냐고
물어 봐야지

- 그래?
- 그럼

태워다 줄까?

좋아

난 사이드카엔 안 타

- 왜?
- 거긴 쫄개 자리야

사이드카에 앉으면
자동으로 쫄개가 돼

그래서 뒤에 탈래

- 꽉 잡아
- 꽉 잡았어

머리가 바람에 날려서

행글라이더라도 타냐?

남자 친구가 데리러 온대서
가져왔는데, 못 왔어

그 친구 탠덤이라도
갖고 있어?

닌자를 모는데
이것보다는 훨씬 빨라

- 무슨 헬멧이 그래?
- 오토바이 탈 때 써도 돼

- 머린 어떻대?
- 죽지는 않는대

여기서 오른쪽

지금 바쁜 일 있니?

무슨 뜻으로 묻는 말이야?

제시란 친구가
이 근처에 집을 샀다고

나더러 오라는데
오래 있기는 싫고 해서

생각해 본 건데
네가 같이 가면

너 집에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
빨리 오면 되거든

- 머리 한번 잘 돌아가네
- 그렇지

- 날 언제 봤다고
- 그러게

- 배우끼가 다분해
- 그런 게 아니야

재미있을 거야, 가자

이렇게 하자
신호 같은 걸 정해

네가 귀를 당기면
그걸 신호로 해서

내가 널 집에 데려다
준다고 하고 나올게

그럼 되잖아

암호명도 지을까?

원한다면

좋아, 하지만
날 납치할 생각은 마

삼촌이 현상금 사냥꾼인데
널 잡아죽일 걸?

거짓말은 잘 해

자, 준비됐지?

난 됐어, 내가 처음
너희 집에 온 남자니?

아니

하지만, 남자 친구가
닌자 몬다고 한 건 거짓말이야

- 오토바이를 안 모니?
- 아니, 남자 친구 없어

그렇지만 어딘가에서
닌자를 몰고 있을지 모르지

우리 시작이 좋은데?

그래, 가끔 거짓말 좀 해
내가 원래 이상하거든

나도 왜 그러는지
이해를 못 하겠어

버릇인가 봐
가끔은 내 스스로도

"이런 거짓말을 하다니"
하고 놀란다니까?

그럼 뭐가 사실인지
어떻게 알지?

양심에 찔려서
나중에 내가 털어놓거든

그건 믿어?

문이나 열어

케빈, 앉아
엄마!

어서, 거시기를 차!
차라니까? 엄마!

다들 앉아!

밥 굶기 싫으면
당장 떨어지는 게 좋아

어서! 들어가!

미안해요
개 훈련시킬 시간이 없어서

- 다들 바쁘잖아?
- 엄마, 앤드류예요

어서 와요
집이 좀 엉망이죠

얘야, 햄스터 우리에서
금속 바퀴 치우랬지

- 깜빡했어요
- 그래서 젤리가 죽었잖니

다행히 피넛 버터는
무사하단다

쳇바퀴 돌릴 줄 모르는 햄스터만
우리한테 온다니까

부엌에 깡통이 있으니
네가 묻어주렴

난 일하러 가야 돼
앤드류라고 했죠?

네, 반가워요

샘, 옷을 건조기에 넣고
젤리 묻어줘라

우리집이야

멋진데?

달리 할 말이 없으니까
그런 말하는 거 알아

아냐, 정말이지...
정말 아늑하다

트리를 벌써 꺼내놨어?

작년 트리를 안 치웠어

곧 가을이 올 거니까
그냥 두기로 했지

이런, 너 겁먹었구나?
엄청 겁먹었어

- 어서 갔으면 좋겠지?
- 아냐, 마음에 들어

아주 좋아

- 내 방 볼래?
- 좋아

- 티템베이
- 왔어?

여긴 앤드류
이쪽은 내 동생이야

- 안녕하세요, 반가워요
- 저도 반가워요

- 젤리 일은 안됐어
- 아냐, 괜찮아

- 마카로니와 치즈 남겨놨어
- 고마워

수업에 늦었다
반가웠어요

나도

나중에 봐

여기야, 별 건 없지만...

왜?

티템베이라고 했지?

음, 이상하지?

지금 너무 겁먹었지?
도망가고 싶지?

- 가, 괜찮아
- 그러지 마

- 뭘?
- 방금 한 말

여기 있고 싶어
가고 싶었으면 갔겠지

우리 식구는 너희 식구보다
훨씬 더 심각해

알았어

그러니까 티템베이는...

내 동생이야

입양된 거니
아니면...

그런 셈이지, 엄마가 몇년 전에
토크쇼를 보시다가

'하루 커피 한잔 값이면
됩니다'라니까

엄마가 '어떻게 애들을
안 도울 수 있니?' 하셔서

그렇게 된 거야
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

몇년 동안 사진과
편지를 주고받다가

내가 스케이트에 빠져서
잊고 있었는데

어느 날 전화가 온 거야

티템베이였어
근처 세탁소라면서

러트거스 대학
기숙사에 살고 있는데

부족과 사는 게 익숙해서
가족하고 살고 싶다고

그래서 그때부터
같이 살았어

정말 대단한 애야
쟤 얘길 들으면 놀랄걸?

공부하려고
엄청 고생했어

쟤에 비하면 난
정말 게을러 터졌지

지금 범죄학을 공부중인데
쟤 어렸을 때

얼굴에 파리가 다닥다닥 붙은
그런 아기였대

- 정말 엄청난 얘기구나
- 그렇지

진짜 일어난 일이야
그 정도로 잘 꾸며내진 못 해

이건 티클이야

티클이 뭔데?

티클은 내가 세상에서
제일 좋아하는 거지

내 담요, '내니'에서
이 조각만 남았어

티클만 남았다고?

- 허리케인이라도 온 거야?
- 그러지 마

아기 때부터
갖고 있던 거야

병원에서 이 이불에
날 싸서 왔대

- '통곡의 벽' 같은 거구나
- 뭐?

통곡의 벽이란 건...

유대인들이 기도하는
아주 신성한 곳인데

로마인들이 거대한 성전을
부수고 남은 잔재야

너 진짜 유대인이구나

- 뭐?
- 맞지?

- 맞구나
- 아니야

유대인이지만
유대인 전통 같은 거 안 따라

성전에도 안 가, 하긴
성전 가는 유대인도 드물지

내가 아는 유대인들은
'속죄의 날'에만 가지

그렇군

너 이거 아니? 성전 벽은
움직일 수 있게 지어서

일년에 한번
모두가 속죄하러 오면

벽을 움직여서
다 들어갈 수 있도록 하지

난 신을 안 믿어

- 티클만 믿는구나
- 믿다마다

우리 키스하는 건 아니지?

- 뭐?
- 미안해

- 내가 분위기 깼지?
- 아냐

- 키스할 거 아니잖아
- 난 그럴 생각도 없었는데

난 정말 멍청해
정말이지...

미안해, 안 들은 걸로 해
난 바보야

내가 독창적이지 못 하다고
느낄 때 뭘 하게?

뭐?

아무도 안 낸 소리를 내거나
행동을 하면

일초 동안은 내가
특별하게 느껴지거든

- 그건 아무도 안했다고?
- 여기선 안했어

인간 역사상 완벽하게
독창적인 순간을 목격한 거야

- 신선해, 한번 해봐
- 싫어

- 어서
- 네가 한 걸로 충분해

어서, 창피해?

인류 역사상
아무도 하지 못 했고

아무도 흉내 못낼 일을 할
절호의 기회라고

적어도

유일하게 이런 일을 한
사람으로는 기억될 거야

어땠어?

내가 전에 했어

개들이 먹기 전에
햄스터를 묻어야 되는데

도와줄래?

그렇지

- 정말이지, 이건...
- 그러게

우리가 나쁜 주인은 아닌데

몇년 동안 죽은 녀석들이
다 모이다 보니

대부분은 물고기야

들어가

됐어

앉아

무슨 생각해?

- 지금?
- 응

- 지금 이 순간?
- 그래

그냥 이런 일을 많이 겪는다는
생각하고 있었어

- 데이트?
- 이게 데이트야?

이건 데이트가 아니라

장례식이지

누가 또 죽었어?

실은 그래서 집에 왔어
아직 그 얘길 안했구나

어머니가 돌아가셨어

말해놓고 나니
정말 이상하네

어머니가 돌아가셔서
집에 온 거야

상심이 크겠다

그런데 또 이런 걸
보게 하네

젤리를 어머니와
비교할 건 아니지만

젤리를 사랑하지만...

정말 안됐어

아냐, 괜찮아

난 이제 괜찮아

어머니가 바라시던
일인 것도 같고...

어쩌다가?

익사하셨어

어머니는 지체마비로
휠체어에서 생활하셨는데

그런데

목욕을 하시려다가
미끄러지셨나 봐

그렇게 들었는데
요는 익사하셨단 거지

그렇게 돌아가셨어

언제?

그게...

일요일이었지

세상에

네가 왜 우니?

몰라, 미안해

난 원래 잘 안 우는데
그냥...

너무 슬퍼

너무 비극적이잖아

실제 생활에서 일어난
비극이잖아

그 얘긴 이제 그만 하자

젤리 문제로 돌아가자

친구를 묻으면서
다른 사람 얘기를 하면

실례가 되는 거 아냐?

그럼 어떡할까?

몰라, 한번밖에 안 가봤어
네가 전문가 같은데?

보통 한마디씩 해

좋아, 나 먼저 할게

널 몰랐지만, 듣기로는
좋은 햄스터였다더구나

- 바퀴를 못 돌려 문제지만...
- 재미없어

젤리, 넌 좋은 녀석이었어

네 우리에서 쳇바퀴를
안 꺼내서 미안해

정말 정말 미안해

안녕

날 좋아했었길 바래

맙소사, 간 떨어질 뻔 했어요
왜 매번 이러세요?

- 한동안 안 보이더라
- 알아요

사람들 만나느라고요

코헨 박사가 전화했다
넌 아무 문제 없단다

네, 저도 이제 그걸
깨닫는 중이에요

- 언제 떠날 거냐?
- 내일요

LA에 해야 할
일들이 많거든요

- 새 직장도 찾아야 되고...
- 얘기 좀 하자

어떻게요?
아니, 언제요?

지금 바쁘니?

지금은 안돼요
마크 만나러 가야 돼요

오늘밤에 어때요?

- 그래, 그때 하자
- 네

서로에게
그 정도는 해야지

네

네 엄마를 위해서도

네

그래

놀라게 해서 미안하다

리튬을 끊겠다고?

너한테 좀 얻을까 했는데

미친 친구
돌아와서 기쁘다

이 동네는 마약 안 하는
사람이 없다니까

브레이브 뉴 월드 같아
그 책 읽었어?

누가 썼더라?
올더스...

올더스 머시기가 썼는데

어쨌건, 그 책에는
별의별 인간들이 등장하고...

헉스터블

올더스 헉스터블이야

앤드류, 샘이 스케이트 타는
테이프 보겠어?

- 엄마, 안돼요
- 그거 좋죠

정말 뛰어났었지
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었는데

아뇨, 말도 안돼요

말이 안되긴, 간질 탓하지마
넌 재능 있었어

보여줘

플로리다에서 악어옷 입고
찍은 것만 보여주자

엄마, 안된다니까요

- 왜 부끄러워? 보여줘
- 보여주고 싶으면서

네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
보여주고 싶지 않아?

과거사죠

이리 와

가자

- 얘야, 뭐하니?
- 지문 채취해요

범죄현장을 주방으로
옮기면 안되겠니?

샘 스케이트 타는 거
보여주려고

누가 내 게임기에 오줌을 쌌는데
단서를 잡았어요

난 아닙니다, 재판장님

발자국을 보니 견공인데

어서, 소파에 와 앉아

정말 이걸 보여주다니
믿을 수가 없어요

봐, 저기 있지

- 악어가 너야?
- 손을 보면 알아

- 더블 액슬 나와요
- 착지

와, 정말 대단하지?

대단하다마다

좋아

아무 말 마

어머니 말이 맞아
정말 잘 하는데

재미있었지만
이제 가야 돼요

- 난 그냥 앤드류한테...
- 엄마, 그만 해요

우리 아가, 그래 가라
어서 가라고

잠깐, 안아주고 가야지

- 사랑한다, 자랑스럽고
- 저도 사랑해요

- 잘 가
- 저녁 잘 먹었어요

- 안아주고 가야지
- 엄마, 제발요

나도 안아드릴래

주무세요, 이따 봐

- 잘 있어, 팀
- 잘 가요, 형

남인 척 하는 게
가장 적성에 맞았거든

그런데 요즘은 꼭 모자란
사람 역만 하게 되더라고

- 왜? 뭐가 웃기다고?
- 왜?

웃기잖아

스스로를 비웃지 못 하면
인생이 얼마나 지루하게

그럼 넌 어떤 점을
비웃어줄까?

또 거짓말 했어
나 간질병 있어

그게 뭐가 우스운데?

난...

일하던 법률사무소에서
발작을 일으켰지

보호장구를 착용 안 하면
보험이 안된다더군

- 보호장구라니?
- 아까 썼던 헬멧

웃기잖아

정말 웃기지, 일하러 갈 때
헬멧 쓴 사람은 나뿐이었어

소방수도 아니고
레이서도 아닌데 말이야

어쩌겠어? 그만 둘 수도 없고
의료보험도 끝내주는데

웃어야지, 울 때도 있지만
가끔은 웃어야지

너무 심각하게
생각하는 것도 웃기잖아

게다가 한바탕 울고 나면

기분이 좋아져

난 어렸을 때 이후로
안 울어봤어

어머니 장례식 때도
안 울었어

노력은 했지만

슬픈 생각을
아무리 해도 안되더군

영화의 장면이나

잡지에서 본, 잊혀지지 않는
이미지가 있는데

거기에 아무리 집중해도
눈물이 안 나는 거야

내가 무감각하다는 사실이
더 슬프더군

- 무슨 뜻이야?
- 내 말은...

이봐, 질!

어서들 와

샘, 여긴 마크, 데이브,
제시는 알지

- 안녕
- 반가워요

반가워요

질이라고 해서 미안해요
쟤 혼자 있는 줄 알았죠

- 괜찮아요
- 좋아

신나게 놀아보자고

하나, 둘, 셋!

- 왜 안 들어와?
- 앤드류, 어서 들어와

따뜻해

수영할 줄 알아?

당연하지

넌 밖에서 놀아
난 심폐소생술 할 줄 몰라

물에 젖은 생쥐꼴이야

보통 아이들이 하는
그런 것들을 못 해봤어

난 차라리 못 해봤으면
하는 것도 있어

살다보면
이런 순간이 오잖아

내가 나고 자란 집이
집으로 안 느껴지는 때

내 물건을
두는 곳은 있지만

집이란 느낌은 없지

난 우리집이 아늑한데

언젠가 너도 집을 떠나면
그런 느낌도 사라질 거야

다시는 돌려받지
못할 것 같지

존재하지 않는 장소를
그리워하는 거야

통과의례 같은 거라고
해야 할까?

새로 집이란 걸 만들기까진
그런 감정을 다시 못 느끼지

네 아이들과
가족을 위한 집말이야

돌고 도는 거야

난 그런 집의 존재가
그립거든

그게 가족이란 거겠지

상상 속에 있는 곳을
함께 그리워하는 사람들

그럴지도

준비?

가구 좀 사지 그러냐?

의자를 샀는데
마음에 안 들더라

- 어디 있어?
- 땔감으로 쓰고 있잖아

소리 안 나는 찍찍이

더럽게 운 좋은 놈

학교에 가서, 소리 안 나는
찍찍이를 발명했다고 했으면

날 훨씬 더 빨리
보내버렸을 텐데

널 왜 보냈는데?

쟤 좀 봐

- 날 보낸 건 아냐
- 방금 보냈다고 했잖아

보내긴 보냈지
기숙사학교로

무슨 정신병원 같은데
보낸 건 아냐

기숙사학교에는
왜 보낸 거야?

내가 위험할 지도 모른다고
기숙사학교로 보냈지

너 겁먹었구나?
겁먹었어

- 가고 싶으면 가, 괜찮아
- 하나도 재미없어

재미없다니까

왜 널 위험하다고
생각하지?

너 무슨 탐정 같다

- 알고 싶어?
- 그래

게이였구나

아니

드럼 소리 부탁해

나 때문에 엄마가
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지

내가 밀었어

그렇게 된 거야

- 말도 안돼
- 농담 마

아냐, 사실이야

- 왜?
- 그냥 단순한 장난이었어

수백번 하는 장난이고

정말이지 단순한
장난일 뿐이었다고

이상하게 엄마는
항상 우울하셨어

그러던 어느 날
나 아홉살 때

그런 엄마가 싫어서

밀어버렸어

순진한 마음에
나도 너무 화가 나서...

- 엄마를 행복하게 할 수 없어서?
- 그래, 맞아

다른 날 같았으면
나한테 소리 지르고

날 방으로 보내셨겠지

그런데 그 날

하필 그 날

식기세척기 문이
떨어져 버린 거야

손잡이가 부서져서
그냥 열려버린 거라고

망할놈의 손잡이

정말 놀랍게도 내 인생은

그 조그만 플라스틱 때문에
변해버렸지만...

어쨌든 엄마는
문 위로 넘어지셨고

싱크대에 목이 부딪혀서
하반신 마비가 된 거지

정말 기막힌 사연 아냐?

넌 그 일 있고도
한참 집에서 살았잖아

아홉살이었으니까...
치료랍시고

분노 조절하는 약을
계속 먹였지

그 이후로 지금까지
약을 계속 먹고 있어

열여섯살 때, 정신과 의사인
아빠가 결론을 내리길

여기 환경이 나한테
적합하지 않다고

기숙사학교로 보내셨지

그후론 집에 안 왔어

- 지금까지?
- 어머니 장례식까지

맞아, 어머니 장례식까지

정신지체 쿼터백이
약을 먹고 있었다니

제시?

사우나는 어디 있어?

- 내가 알려줄게
- 아냐, 내가 할게

- 아냐, 넌 수건 가져와
- 잠깐만

태워줄까, 예쁜이?

- 너 지금 빠져있구나?
- 무슨 뜻이야?

엄마가 내가 뭔가를
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

"너 빠져있구나" 하시거든

널 보니까 이 이야기를
나한테 하는데

분명히 빠져있어

그래, 나 빠져있어

그건 그렇고
화제를 바꾸면 안될까?

그냥 좋은 얘기나 하자

좋은 얘기?

그래, 긍정적인 거

- 너부터 해봐
- 나 알딸딸해서 좋아

- 그러는 너는?
- 나도 알딸딸해

그리고 네가 좋아

그게 있었네

나한테 좋은 거

나 탭댄스 출 줄 아는데
한번 볼래?

탭댄스 추는 거 보고 싶지

뭐하냐?

'데저트 스톰' 카드 모아?

당연하지
그거 희귀한 것들이야

그게 얼마나 나갈지
너 알기나 해?

- 그래?
- 그럼, 투자 같은 거야

이것저것 투자를 했는데

언젠가 다 팔아서
그걸로 먹고 살 거야

- 이건 얼마나 하는데?
- 어느 거?

"야광 투시경"

몰라, 완벽한 상태면
2, 3달러

- 겨우?
- 그래

아직은 팔면 안돼
너 뭘 모르는구나?

큰돈이 될 거라니까

완벽한 세트가 있으면
수천달러를 호가해

- 완벽한 세트가 있어?
- 거의

모서리가 접힌 것도 있고
울프 블리처는 누가 훔쳐갔어

너 오늘 뭐할 거냐?

작별 선물을 주고 싶은데

먼저 찾아야 되니까
나 좀 태워다줄래?

그런데...

뭐?

아냐, 그냥...

말해

오늘 샘하고 같이 지낸다고
약속을 해서...

샘도 오라고 해

여기 핸디월드잖아?
난 여기 싫어

선물 살 돈 때문이니까
죄지은 얼굴 하지마

- 무슨 죄지은 얼굴?
- 앤드류 라지맨?

- 이런, 벤슨이야
- 젠장

- 누군데?
- 전화번호 주지마

야, 반갑다

- 맙소사
- 어떻게 지냈냐?

- 중학교 이후 처음이지?
- 그래

자살한 줄 알았다

뭐?

자살한 줄 알았다고
너 아니었냐?

아냐, 나 아니었어

누가 자살했지?

글리슨하고 티나였잖아

- 티나라니?
- 티나 몰라?

거식증 걸린
체조 선수 말야

- 그 티나? 어떻게 죽었어?
- 나도 몰라

- 유대인이 아니라 내가 안 묻었어
- 수면제였을걸?

아니면 차고에서
자살했던가?

미안, 여긴 샘
이 친구는 칼이야

- 안녕
- 안녕

난 그걸 찾아야 되니
너흰 여기 있어

무거워? 알았어

- 너 TV에 나오지 않았니?
- 그래, 나왔지

넌 여기서 일하니?
멋지다

당분간만

내 사업을 시작할 거야

너도 들어두면 좋아

너처럼 똑똑한 사람을
찾고 있거든

전화번호 좀 줘

그래야지, 그거 좋겠네

두 분에게
좋은 기회입니다

본인을 비롯해
가족에게도

누구나 꿈이 있잖아요

요즘 화재가 되고 있는
멋진 기회를 알려줄게요

- 가자
- 그래, 반가웠다

- 전화번호 좀 줘
- 그럼

내가 전화할게
이 친구가 네 번호 있대

반가웠어요

왜 저런 띨띨이들만
피라미드 사업을 하지?

멋지고 잘빠진 여자애들이면
나도 사줄 텐데 말야

쟤 그거 해?

그래, 세제 같은 거

칼은 왜 사?
나 칼 필요없어

환불해주세요

- 영수증 있어요?
- 아뇨, 선물받은 거예요

왜 환불하시게요?

잘 안 들어요

잘 안 든다고요?

내가 자르고 싶은 건

캔이거든요

캔 자르려고 이걸 샀어요?

광고에서 보니까
캔도 자른다고 하던데

- 이 칼로 안되던데요
- 칼갈이가 들어있는데

- 갈아보셨어요?
- 네

그냥...

난 이거 싫어요
너무 무뎌요

핸디월드의 환불 정책은
허점이 있는데

40달러 미만의 물건은
영수증없이 환불해줘

얼마나 자주 가는데?

직원들 돌아가며 한번씩
새 직원 들어오면 또 가고

다들 오래 일을 안 하거든
칼 벤슨만 빼고

마크, 나 내일 가는데
돈 필요하면 빌려줄게

네 돈 필요없어
나도 돈 벌어

제시한테 달라고 해
걔 부자잖아

난 남의 돈 싫어
알았어, 앤드류?

내 돈은 내가 벌어
동정은 싫다고

특히 돈이 관련된 건
제일 나빠

가자

질소 탱크 문제로
만날 사람이 있어

여긴 어디야?

호텔방을 몰래
보는 것 같아

잘 지냈나?

좋았어

그래

좀 바쁘거든

기다려

끝날 때 됐어

나 쌀 것 같아

죽여줬지
아주 죽였어

저 창녀한테
한마디 해줘야겠어

저 여자가 창녀인지
어떻게 알아요?

척하면 삼천리지

저런 반반한 여자가
저런 남자와 그 짓을 할 땐

약이나, 돈,
명성 때문이지

줄리아 로버츠는
라일 러빗과 결혼했는데요

- 아가씬 누구야?
- 여긴 샘, 앤드류

이 사람들을 왜 여기로
데리고 온 거야?

이 친구가 그게 필요해서

탱크도 가져왔다고

어디로 가면 되지?

풍선도 들어있나?

내가 무슨 광대냐?
풍선은 안 들어있어

그냥 빠는 거야

돌려줘야 돼
39달러나 들었어

좋아, 잠깐만

방금 좋은 구경한 사람?

방금 좋은 구경한 사람
손 들어봐

고맙군, 그러니까
다들 진정하란 말야

키어넌 채석장이
어디 있는지 알지?

- 뉴왁에 있는 거?
- 그래

힐사이드와 리빙튼가
맨 아래에 있지

거리에선 안 보이지만
거기 있어

정문 앞에 주차하고
담장을 넘어

채석장 밑에, 고물상을 하는
알버트란 친구가 있는데

네가 찾는 물건은
그 친구가 갖고 있어

전화해서 간다고
미리 귀띔해 놓을게

잠깐만

- 도대체 뭐하는 거야?
- 조금만 기다려

얼마나 더 기다려?
내일이면 떠나는데

6시간 넘게 마약이나 사러
다닐 줄 알았으면 안 왔어

마약을 주려고 했으면
고등학교에만 가도 돼

그럼 5시간 전에
끝났을 거고

- 순진한 애한테 이게 뭐야?
- 난 안 순진해

순진해, 그래서 널
좋아하는 거고

이런 수상한 데
데리고 와서

괴상망측한 꼴을
보여주게 놔둘 순 없어

그게 뭔진 몰라도 말야

너 그렇게 화내는 거
처음 본다

날 보호하느라 그래

- 그래서?
- 날 좋아하는 거야

- 꿈도 야무져
- 갑옷 입은 내 기사님

마크 앞에서 기사 얘기하지마
별로 안 좋아해

그놈 죽여 버릴 거야

진심이야?

겁도 없이 감히...

맙소사

이런 데가 있는 줄 몰랐어

나도 듣긴 들었는데
여기 쇼핑몰을 짓는대

뉴스에 나온 거
읽은 기억난다

땅을 팠는데 이렇게
멋진 곳이 나타났다고

지하 그랜드 캐년
어쩌고 하던

여기 쇼핑몰을 짓는 데 대해
법적 분쟁까지 갔대

이런 멋진 곳에다
쇼핑몰을 지어야 한다는

인간은 대체 누굴까?

여기 사람들은
쇼핑몰에 환장하거든

그 사람이나 찾으러 가자

- 말 안할 거야?
- 깜짝선물이야, 기다려

비가 올 것 같아

여기야

그럼 노크해

노크하고 데저트 스톰 카드
바꾸자고 해

남의 취미 비웃지마
너 성격 더럽다고 비웃던?

좋아

- 마크?
- 알버트?

들어와

다들 춥겠다
불옆에서 몸 좀 녹여

얘 좀 눕히고 나서
바로 올게

솔직히 말해서
네가 데려가는 장소마다

갈수록 이상해진다

여기가 어때서?
좋잖아

뉴왁 채석장 밑에 있는
낡은 보트 안이?

맨밑은 아냐

저 아래 절벽 봤어?

- 여긴 집사람, 페이야
- 어서 와요

앉게들
집처럼 생각해

- 억수같이 쏟아 붓네요
- 갑자기 쏟아지네요

심판 폭풍이 오면
여기가 내 방주라고 생각해

지금이 종말이라면
배가 뜰지 확실치 않지만

맞아요

차 마실 사람?

저 좀 주세요

- 차 마실래요?
- 좋아

금방 올게요

여기가 어디죠?
여기서 뭘 하세요?

키어넌 폴트라고
부르는데

아무도 뭔지는 몰라
가보질 않았으니까

소송 때문에 폐쇄됐고

아무도 못 들어가게
하는 게 내 일이지

그렇지만 내가 밤에
내려가는 건 아무도 모르지

얼마나 깊어요?

- 고마워요
- 고마워

아무도 몰라
끝이 없는 것 같아

재미있는 직업이네요

끝없는 심연을
수호하는 사람이라

그렇다고 할 수 있지

앤틱 보석을 거래하는
일도 하지

여기서 이렇게 사는 게
이상해 보이기도 하겠지

- 아뇨
- 전혀요

그런 생각 안했는데

중요한 일이라
생각하거든

왜요? 뭘 찾을 거라고
생각하세요?

뭔가를 발견한다는 것

뭔가 특별한 일을
한다는 게 좋아

아무도 한 적이
없는 일 말야

"알버트의 심연"

글쎄, 그거야 모르지

자기만족 같은 거지

다른 건 중요치 않아

집사람과 사랑스런
아기와 함께 있으면

다른 건 필요없어

참, 여기까지 가지러 온
물건을 줘야겠지

네, 그럼 좋죠

이거 찾느라 애 먹었네
디에고 덕이야

맞아요, 정말 고마워요

- 그래
- 진심이에요

비 오는데 조심해 가요

쓰레기봉투 같은 거라도
줄까요?

- 네
- 그럼 정말 좋죠

잘 가게

- 알버트?
- 뭔가?

무한의 심연 탐험
잘 하세요

고맙네, 이보게

자네도

글쎄...

내가 널 다시
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

안에 뭐가 들었는지
안 궁금해?

솔직히 관심없어

뭔데?

엄마가 아끼시던
목걸이야

솔직히 처음부터 너에게
주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

결국은 돌려줬지
그게 중요한 거야

이것 때문에 하루종일?

어머니와 묻히는 것보다

네가 갖고 있는 게 나아

그게 다야

조수가 필요하면
언제든지 찾아와

정말 웃기지, 이건...

이 목걸이를 보니
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생각나

내가 어렸을 때, 무슨
이유에선지 울고 있으니까

어머닌 나를 안고
조용히 흔들어 주셨지

그때 목걸이의 조그만 공이
앞뒤로 움직이던 기억이 나

그러다가 코에서
콧물이 흐를라치면

그러면

어머니가 소매를 주시며

내 코를 풀라고 하셨지

어린 아이였지만
이런 생각을 했어

이게 사랑이구나

앤드류

- 눈물 보이는데?
- 웃기지마

정말이야, 기다려
어디 모아두자

좋아, 움직이지마

됐어

스크랩북이 있으면
스크랩 해둘 텐데

이게 다야?

그럴 걸?
더 나올 것 같지 않은데

나오려고 하면 알려줘
컵 대령할게

이렇게 있으니 좋다

- 넌 누구냐?
- 네 친구, 샘이지

휴지줄까?

이리 와

- 젠장, 마음이 아파
- 알아

그게 인생이야

그게 바로 인생이고

현실이야

가끔씩 더럽게 아프지

그래도 우리한텐
그것밖에 없잖아

기분이 어때?

편안해

너와 있으면 편안해

집에 온 것 같아

해인즈빌에서 일어난
교통사고 소식입니다

덤프트럭이 교차로를
가로지르려다

사고가 일어났고
운전수는 즉사했습니다

아버지

들어오너라

- 깨워서 죄송해요
- 아니다, 신문 보고 있었다

어디 갔었니?

안 간 데가 없죠

이틀 동안 정말
정신없이 다녔어요

날 피해 다녔지

아뇨, 그게 아니에요

그랬을 지도 모르죠

네가 인생사에
화가 난다는 건

이해하겠는데

왜 나한테 화가 났는지는
모르겠구나

난 모두가 다시 행복해지기를
바랬을 뿐인데

언제 우리가 행복했는데요?
항상 그러시는데, 언제죠?

아버지 생각엔 우리가
언제 그렇게 행복했어요?

전 그런 기억 없거든요

그런 기억이 있다면
그때로 돌아가고 싶은데...

서로가 힘들겠지만
이젠 둘 다 받아들여야 해요

네가 한 일을

네 자신이 용서한다면
그것도 가능하겠지

제가 한 일

제가 한 일이라...

좋아요, 해보죠

제가 한 일을 용서할게요
됐어요?

전 어렸고, 누가
불량 손잡이를 만들었어요

그 일에 대한 제 생각은
그게 다라고요

이젠 약 안 먹어요
무감각해질 뿐이니까

평생을 이런 무감각한
기분으로 살아왔어요

그 일에 대해서는

아버지를 용서해드리죠

항상 우리가 원하는 건
뭐든지 가졌으면 하셨죠

엄마가 원한 건, 모든 게
끝나는 거였을지도 몰라요

저는...

제가 정말 원하는 건

제가 뭔가를 느낄 수 있도록
허락해 주시는 거예요

그게 고통일지라도요

의사의 처방을
거스르는 건

아주 위험한 일이다
그렇지 않니?

이건 제 인생이에요

이것밖에 없어요

26년간 다른 뭔가를
기다렸어요

아무리 힘들어도
제 인생인걸요

이게 다라는 걸
깨달았어요

우린 괜찮을 거예요
아시죠?

우리가 꿈꿔왔던 대로
행복하진 않겠지만

서로를 있는 그대로
받아들일 수 있다면

그걸로 된 거예요

그거면 된다고 봐요

무슨 생각해?

너 안 돌아올 거지?

- 무슨 소리, 꼭 돌아와
- 아냐, 안 와

얼마나 큰 행운인지 넌 몰라
이런 일은 자주 안 생겨

있잖아, 이건...

우린 잘 될 거야

널 돕고 싶어

우린 서로 필요해
나 이틀 동안 거짓말도 안했어

정말이야?

아니

이건 절대로 마지막에 대한
얘기가 아냐, 이건...

이건...

우리 사이에 마침표를
찍는 게 아니라

말줄임표를 찍는 거야

내 자신을 제대로
알지 못 한다면

내 스스로
일어서지 못 한다면

모든 걸 망칠 거야
너무 중요한 일이야

난 가야 돼, 난...

가야 돼

정신과 의사를 해고해서
새로 찾아야 되고

도착하면 전화할게

전화한다니까, 알았지?

날 봐

넌 내 인생을 변화시켰어

널 만난지 4일 만에
내 인생이 달라졌어

이건 정말 중요한 일의
시작이야

그렇지만 지금은 가야 돼

이리 와

마지막 탑승
안내방송입니다

LA 국제공항 행을
타실 승객은

즉시 탑승해 주시기
바랍니다

뭐하는 거야?

내 문제부터
해결한 다음에

널 찾겠다고 했던 말 있지?

- 말줄임표?
- 그래, 헛소리야

정말 엉터리야
안 그러기로 했어

네 말대로 이것뿐이야

이게 인생이고

난 널 사랑해, 샘

지금 내게 확실한 건
그것뿐이야

내 인생은 엉망이고
해결해야 할 것 투성이지만

너없이 내 인생을
낭비하고 싶지 않아

- 그래
- 난 할 수 있어

그러고 싶어
우린 해내야 돼

- 그래!
- 그렇지?

이제 뭘 하면 되지?

뭘 하면 돼?

감독 / 각본
자크 브래프

자크 브래프
나탈리 포트만

이안 홀름
피터 사스가드